공정거래위원회는 랜덤박스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고가의 다양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한 3개 랜덤박스 통신판매업자에게 시정명령(공표명령 포함)과 총 1,9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3개월간의 영업정지를 결정하였다.
시정명령이 내려진 업체는 ㈜더블유비(워치보이, www.watchboy.co.kr), (주)우주그룹(우주마켓, www. uzumarket.co.kr), (주)트랜드메카(타임메카, www.timemecca.co.kr)등 3곳이다.
우주마켓 랜덤박스 판매 화면
랜덤박스는 같은 종류의 여러 가지 상품들을 판매화면에 나열하고 이들 중 하나를 무작위로 선택하여 상자(랜덤박스)에 넣어 배송하는 것으로, 소비자, 판매자 모두 상자를 열기 전까지는 어떤 상품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2007년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랜덤박스 형태의 상품이 최초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오프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랜덤박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랜덤박스로 판매되는 제품은 주로 시계, 향수, 화장품 등이 있으며, 상대적으로 고가 상품으로 분류되는 ‘시계 랜덤박스’의 경우 3개 업체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랜덤박스 판매가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자 민원 역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랜덤박스는 같은 가격을 지불함에도 불구하고 우연적인 요소에 의해 서로 다른 상품이 선택될 수 있다는 일종의 사행성이 가미된 상품으로, 판매업자들은 “대박 아니면 중박! 쪽박은 없습니다”, “팔자 필 인생을 위해!!” 등의 문구로 소비자의 사행 심리를 적절히 이용하여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이러한 랜덤박스의 특성상, 당초 기대와 달리 ‘쪽박’ 상품을 얻은 소비자는 애초에 자신이 원한 ‘대박’ 상품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소비자가 ‘대박’ 상품을 얻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등, 사업자의 광고가 거짓·과장임을 알기 어려워 피해를 입고서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해당업체는 실제로는 제공되지 않는 상품을 마치 랜덤박스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거나, 소비자의 ‘불만족’ 이용후기를 누락 하고 허위의 ‘만족’ 이용후기를 조작하여 게시하는 등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상법)을 위반하였다.
㈜더블유비 판매 화면
㈜더블유비는 “사구박스” 상품 판매 화면에 총 41개의 브랜드 시계가 랜덤박스 대상인 것처럼 광고하였으나, 실제로는 9개의 브랜드 시계만을 랜덤박스로 소비자에게 공급하였으며, 나머지 32개의 브랜드 시계는 전혀 공급한 사실이 없었다.
이와 관련, ㈜더블유비는 마치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기 전에 미리 표시․광고한 모든 브랜드의 시계들을 박스로 포장하여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이들 박스 중에서 무작위로 선택하여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것처럼 광고하였으나, 실제로는 재고 유무 등에 따라 일부 브랜드 상품만을 자의적으로 선택한 후 박스로 포장하여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랜덤박스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더블유비는 “소비자 가격 15만 원 ~ 68만 원 시계로 랜덤하게 구성”, “68%는 무조건 소비자 가격 30만 원 이상 시계가 들어 있습니다.” 등 객관적 근거없이 일정한 확률 이상으로 높은 가격대의 시계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였다.
㈜우주그룹은 랜덤박스 판매 화면에 표시한 68개의 시계 이미지 중 24개의 시계는 소비자에게 실제로 공급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랜덤박스를 구성하는 시계인 것처럼 광고하였다.
㈜트랜드메카는 “여성용 팔자박스” 상품 판매 화면에 총 71개의 브랜드 시계가 랜덤박스 대상인 것처럼 광고하였으나, 실제로는 9개의 브랜드 시계만을 랜덤박스로 소비자에게 공급하였으며, 나머지 62개의 브랜드 시계는 전혀 공급한 사실이 없었다.
㈜트랜드메카 또한 ㈜더블유비와 마찬가지로, 미리 모든 브랜드의 시계들을 박스로 포장한 후 주문이 들어오면 무작위로 박스를 선택하여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을 받은 후 재고 소진을 목적으로 당시 재고가 있는 시계들 중에서 자의적으로 시계를 선택하여 소비자에게 배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의 시정명령 이후로 ㈜더블유비는 소비자에게 실제로 제공하는 시계의 브랜드 로고만을 판매 화면에 표시하고, 시계의 가격, 당첨확률 등과 관련한 거짓·과장 광고 문구를 삭제하였고, ㈜우주그룹은 소비자에게 실제로 제공하는 시계의 이미지만을 판매 화면에 표시하였다. 또한 ㈜트랜드메카는 랜덤박스 판매를 중단하고 관련 광고 화면을 삭제하였다.
이번 조치는 랜덤박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사실에 입각한 이용후기 등을 제공하도록 하여, 랜덤박스 판매 분야에서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하고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재 온라인에서 시계 뿐만 아니라 향수, 화장품 등 다양한 품목이 랜덤박스 형태로 판매되고 있어 이번 조치로 랜덤박스 판매 업계 전반에 법 준수를 촉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조치에는 최초로 영업정지 명령이 포함되어 위법성이 큰 전상법 위반 행위에 대한 행 정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랜덤박스 외에도 뽑기 방식이 성행하고 있는 확률형 상품과 관련,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사업자들의 법 위반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시정할 계획이다.
(사진 = 공정거래위원회)
정보람 기자 news@cyd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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