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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한 연세대 학생이 쓴 “공주전” 전문…필력이 레전드급
작성자 : 픽미업     작성일 : 2016-11-01 16:41:21
Good 2   Bad 7       조회 : 1,831
http://342436.com/talk_2/943  

 

공주전1.jpg

 

옛날 헬-조선에 닭씨 성을 가진 공주가 살았는데 닭과 비슷한 지력을 가졌다. 그 자태가 매우 고결하여 저잣거리에 흔히 파는 어묵을 먹는 방법을 몰라 먹지 못했고, 자신보다 낮은 신분의 백성들이 악수를 청하면 겸허히 물러서서 손을 뒤로 빼는 등 공주로서의 위용을 잃지 않았다. 공주가 처신을 잘못할 때면 공주를 숭배하는 자들이 변호하기를, "공주가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었고 아버지는 독재에 여념이 없어, 공주가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다"라고 했다. 이에 모든 사람들이 슬퍼하면서 애정을 담아 공주에게 '그네겅듀'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모친을 잃은 공주가 스물셋이 되던 해 신분 세탁의 기회를 엿보던 무당 최씨가 공주를 뵙기를 청했다.

무당이 말하기를,
"소인이 돌아가신 중전마마에 빙의하는 미천한 재주를 보여드릴 수 있나이다."

공주가 한참 생각하다가 말하기를,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그.. 그.. '빙위'라는 것이 나로 하여금 정신을 좀 차리게 만들고 또 그와 함께 이런 어떤 슬픈 마음 같은 것들을 굉장히 잘 가라앉히게 해가지고 그래서 그렇게 다시금 마음을 굳게 먹을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참 좋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

번역기를 돌린 후에야 공주가 승낙했다는 것을 가까스로 이해한 무당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닭은 인제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여.'
하고 생각하였다.

무당이 공주의 모친 육씨의 성대모사를 하는 등 각종 재주를 시전하자 이에 홀닭 반한 공주는 그날부터 매일같이 무당을 불러들였다. 무당은 기뻐하며 청에 응했고 곧 공주를 등에 업고 날로 기세가 등등하였다. 이를 알게 된 공주의 아버지는 대로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주색에 빠져 있던 중 날아온 탄환에 비명횡사하였다.

무당이 공주를 짐짓 위로하며 말하였다.

"소인은 약간의 도술을 부릴 줄 알고, 공주마마께서는 유체로부터 이탈하는 화술을 지녔으니 힘을 합치면 새로운 세상(新天)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공주가 이를 듣고 과연 옳다 여겨 무당이 스스로 교주가 되어 이끄는 사람들을 돕는 데 열성과 국고를 아끼지 않았다. 무당에게는 시리라고 불리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 재주나 간특함이 아비 못지않았다. 어느 날 무당이 딸을 불러 긴히 이르기를, "공주는 참으로 순수한 뇌를 지녀서 네가 보좌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라 위로하며 뒷일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무녀는 부친의 조언에 따라 공주에게 수제 가방을 선사하여 신임을 얻었고, 곧 서로를 언니, 동생이라 칭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공주는 최씨 무당을 기리기 위해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새누리(新天)'라 명명하고, 부친을 잃은 설움을 호소하여 세간 사람들의 동정을 꾀하였다. 새누리 무리는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의미에서 '개(開)'자를 써서 개누리라 불리며 공주를 수호하는 데 여념하였다.

하루는 공주의 근심하는 낯빛을 보고 무녀가 연유를 묻자 공주가 대답하기를,
"지금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내가 머리가 그렇게까지 막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런 어떤 것들이 나를 계속해서 조금이라도 근심하게 만들고 그게.. 그리고 연설문을 작성하는 법을 도통 모르겠으니 노오력을 해가지고 준비를 잘 하고 그러면 될 텐데 그게 또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에 이 모든 나를 괴롭히는 것, 그게 문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무녀는 실성한 공주를 위로하는 한편 그 자리에서 즉시 연설문을 빨간펜으로 고쳐 공주에게 보였다. 학습지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던 공주는 크게 기뻐하며 무녀에게 이후에도 계속하여 자신을 도와 달라고 졸랐다. 무녀는 공주의 뛰어난 지적능력에 속으로 경악하면서도 공주의 연설이나 토론은 물론, 의복과 표정을 정하는 것까지 돕기를 힘써 마지않았다. 공주는 무녀의 모든 가르침을 귀중한 수첩에 받아적었고 한 문장이면 될 것을 스무 문장으로 늘리는 기적에 가까운 화술을 선보였다. 공주의 말씀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심오하고 난해하여 전국의 뛰어난 학자들이 모여 밤새 토론하였으나 말씀의 진위를 반도 헤아리지 못하였다. 한 신하가 감탄하며 그 비결을 묻자 공주가 대답하기를,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므로 누구나 유체로부터 이탈할 수 있다" 라 하였다. 이에 세상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앞다투어 우주의 기운을 얻은 공주의 화술을 번역하고자 힘썼고 공주에게 '수첩공주' 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선사하였다.
 

공주전2.jpg


공주가 보기 드물게 #순실한마음 을 지녀 무녀를 의심 없이 믿었기 때문에 스스로는 빨간펜 세우기와 책상 내려치기밖에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공주가 푸른 기와집으로 거처를 옮긴 지 이 년이 흘렀을 때 여객선이 침몰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무녀는 덕국(德國)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시차로 인해 아직 자고 있을 무녀가 깨기를 기다리던 공주는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끊임없이 빨간펜을 세우는 기술을 갈고 닦는 근면함을 보여주었다. 나아가 구조 작업을 의뭉스럽게 방해하여 수많은 음모론의 탄생에 크게 기여하였다. 민심을 달래기 위해 공주는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겠다는 전무후무한 비책을 내놓아 뭇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는 기록이 있다.


평소 간을 잘 보기로 명성이 자자한 안(安)이라는 자가 이를 알았더라면 한참 간을 본 끝에 이렇게 평했을 것이다.

"이때 고심한 자는 공주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수첩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루는 효심이 지극한 공주가 부친의 찬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역사서를 새로이 편찬하기로 결심하였다. 이에 뜻 있는 많은 선비들과 학생들이 일어나 반대하였으나 공주는 망설이지 않고 이들을 모두 '혼이 비정상' 이라 칭하는 신비한 예지력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이 감탄하자 공주가 단호히 이르기를,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렇게 해서 그런 기운이 오고 또 그런 마음을 그 기운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라는 것을 내가 몹시 잘 알겠다" 라 하자 아무도 그 심오한 말뜻을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에 감히 나서는 자가 없었다.

어느덧 공주가 무녀를 위해 여러 재단을 세우고 횡령한 국고가 수천억 원에 이르러 바야흐로 #순실의시대 가 도래하였다. 또한 부친의 뜻을 본받아 왜국과 굴욕적인 협상을 맺는가 하면 물대포를 가격하여 죽는 사람도 생겨났다. 나아가 민심을 직접 읽고자 민간 통신수단을 친히 사찰하고 불만을 드러내는 자에게는 택배를 보내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단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때문에 사람들의 원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져 하늘을 찔렀으나 그때마다 놀랍게도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의 열애설이 터져 공주는 늘 비난을 모면하였다. 공주가 학비를 반값으로 줄이겠다는 무녀의 공약을 받아적기는 했으나 지키지 않아서 나라의 젊은 학생들은 밤낮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아르바이트를 하다 지쳐서 울부짖었다. 공약을 왜 지키지 않느냐는 힐난이 쏟아지자 공주는 "내가 말한 적 없다"라 단언하여 모든 것은 무녀가 말한 것이라는 진실을 은연중에 인정하였다. 보다 못해 공주를 따르는 새누리 무리 중 '킹' 으로 불리는 자가 지친 학생들을 "고생도 좀 해 보고 빚도 있어봐야 한다" 라는 주옥같은 따스한 말로 위로하였다. 또한 전에 나라의 교육을 맡아보던 한 관리는 민중을 포유류인 개와 돼지에 빗댐으로써, 민중이 조류인 닭보다 지적으로 월등히 앞섬을 완곡하게 표현하려 하였으나 소통에 실패한 바 있다.

한편 무녀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으니 정이라고 했고 공주라 불리기를 좋아하여 스스로 정감록을 실현코자 하였다. 정은 말 타는 기수가 되고자 했으나 실력은 영 좋지 못하였다. 백날 닭을 잡고 굿을 해보아도 진척이 없자, 무녀는 고심 끝에 정에게 학사경고를 선사한 지도교수를 친히 찾아가 건물이 떠나가라 크게 호령하였다.

"교수 같지도 않은 게."

무녀가 전 지도교수를 쫓아내고 새로 앉힌 교수는 먼저 정의 안부를 묻고 시중을 들 학생을 몸소 구해주는 등 큰 활약을 펼쳤다. 또한 정이 비속어와 색다른 철자법이 난무하는 과제의 특이점을 인정받아 놀라운 학점을 받자 많은 학생들의 원한이 사무쳤다. 무녀와 그 딸은 세간의 눈총을 피해 덕국으로 잠적하였으나 곰탕과 김, 가루커피를 챙기는 대신 공주를 위해 작성한 수천 건의 문서를 흘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였다. 손(孫)씨 성을 가진 의로운 선비와 그를 따르는 선비들이 이를 알고 크게 놀라 특종으로 내보냈다. 세간 사람들이 공주와 최씨 일가의 농간에 대해 알고 경악하는 한편 의로운 선비들 및 사상 최초로 민심을 하나로 모은 공주의 깊은 뜻을 찬탄해 마지않았다.

이에 크게 느낀 바가 있어 ㅂ신년(丙申年) 모월 모일 모시에 이 글을 기록하였다.
 
https://www.facebook.com/yonseibamboo/posts/561458104063548
 
 
와... 지릴뻔.
필력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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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호감순
언금술사   16-11-01 16:57
고대생이 쓴 시도 있어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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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16-11-01 16:5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명문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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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금술사
언금술사   16-11-01 16:57
고대생이 쓴 시도 있어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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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무한도전   16-11-01 16:5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명문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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